이번에는 1977년 애니메이션 '집없는 아이 레미'(家なき子 Nobody's Boy Remi)의 결말 포함 마지막회를 요약해봅니다. 1991년에 KBS1에서 '집없는 소년' 제목으로 방영했던 작품으로 고전 아니메임에도 불구하고 데자키 오사무 특유의 극화체와 하모니 기법 등에 매혹되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마지막회까지 감상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최종회(51화) 새로운 여행
얼마 전에 다시 한번 집없는 소년을 51화 최종회까지 정주행하여 결말이 포함된 내용으로 요약 정리해볼까 합니다.
50화 마지막 장면에서 말 못하는 여자친구인 리즈의 말문이 주인공 이름을 부르며 트이게 되고 그것을 지켜보며 기쁨을 느끼는 레미와 마티아. 하지만 잠시 후 그토록 그리웠던 친 어머니와 대면하게 됩니다.
아들과 재회한 밀리건 부인은 레미를 보자마자 길었던 머리카락을 잘라주겠다는 말과 함께 레미를 포옹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립니다. 양아버지에게 푼돈으로 비탈리스에게 넘겨진 후 비탈리스 악단에 소속되어 정말 힘든 여행을 묵묵히 참아왔던 레미는 친어머니와의 재회로 인하여 그동안의 힘들었던 여행이 모두 다 끝났음을 직감하게 됩니다.
곧이어 레미는 병약하지만 항상 형을 그리워하던 친동생 '아더'와도 다시 만나게 됩니다.
병약한 아더의 요양을 겸한 밀리건 가의 여행때 레미를 알게된 주변 사람들 또한 가족을 만나게 된 레미를 위해 축복해줍니다.
밀리건 부인은 레미가 이렇게 씩씩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 노인 비탈리스를 추모하며 발브랑 부인이 살 집 또한 런던에 새롭게 마련했다는 이야기를 레미에게 전하게 됩니다. 또한 레미의 친구인 마티아 또한 밀리건 가문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결국 비탈리스 악단은 헤어지지 않고 밀리건 가에서 모두 행복하게 살게 되었습니다. 밀리건 부인은 레미에게 '리처드'라는 본명을 알려주게 되지만 앞으로도 레미를 본명으로 부르겠다는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아마도 예전의 기억을 잊지 말고 계속 힘차고 씩씩하게 살아갈 수 있게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아들을 위한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눈내리는 날, 레미는 마티아에게 힘든 여행은 끝났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비탈리스 노인이 죽은 후, 레미의 여행 동반자이자 이제는 형제가 된 마티아에게 "즐겁지 않다."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마티아는 복장도 그렇고 생각하는게 마치 '내일의 죠'와 상당히 유사합니다. 저만의 생각일까요?
겨울을 지내며 밀리건 부인은 레미와 마티아를 학교에 진학시킬 결심을 합니다. 레미의 동생인 아더 또한 걸을 수 있게 된다면 형들과 같은 학교에 입학할 수 있다는 생각에 열심히 재활을 하게 되고 결국 봄에 걸을 수 있게 됩니다.
입학을 앞둔 어느 날, 가이드의 동반을 무시한 채 레미와 마티아는 등산을 시작합니다. 등산의 목적은 둘만의 대화를 위해서였습니다. 마티아의 생각처럼 레미 또한 행복하지만 무언가 행복하지 않은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했고 진정한 홀로서기를 위해서는 밀리건 가의 치마폭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견의 일치를 보게 됩니다.
마티아와 레미는 결국 밀리건 가에게서 독립하기로 결정하게 되고 그들의 뒤를 보며 응원하는 듯한 비탈리스 노인의 모습이 보입니다. 결국 마티아와 함께 다시 여행의 길로 향하는 레미는 길러주신 발브랭 어머니에게 그의 뜻을 편지로 보냅니다.
밀리건 가를 뒤로 하고 비탈리스 악단의 동물들과 함께 다시 여행을 떠나는 레미와 마티아는 다시 한번 진정한 홀로서기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10년의 세월이 흐릅니다.
10년의 세월이 지나 마티아는 바이올린의 쇼팽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훌륭한 음악가로 성장합니다. 아마도 비탈리스 악단의 홀로서기 여행은 그렇게 오래 지속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한편 레미는 훌륭한 법률가로 성장하여 리즈와 결혼하게 됩니다. 생각해보면 레미는 비탈리스와 마티아처럼 예술가의 자질이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이 작품을 통하여 레미와 더불어 또다른 주인공인 마티아에 주목해봅니다. 마티아는 음악인들이 한눈에 재능을 알아볼 정도의 타고는 예술적 자질을 갖춘 아이였습니다. 비탈리스 노인이 죽고 난 다음, 어쩌면 없어졌을 수도 있는 비탈리스 악단을 이끌어온 아이는 레미가 아닌 마티아라고 생각합니다.
레미와 마티아의 두번째 여행에서 그들은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느꼈는지 알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여행을 떠났을때 비탈리스 노인의 '앞으로 나아가!'라는 목소리가 다시 한번 들렸을지도 모릅니다.
데자키 오사무의 환상적인 그림체에 주목
이상으로 집없는 아이 레미(KBS1 방영 제목 집없는 소년)의 마지막회 결말포함 요약이었습니다.
책으로 한번쯤 접해보았을 집없는 아이 레미, 집없는 소년으로 대략적인 내용은 다들 아시겠지만 의외로 총 51화의 애니메이션을 보면 마치 한편의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느낌으로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해당 작품의 애니메이션 감독인 데자키 오사무의 환상적인 그림체 때문입니다.
'철완 아톰'으로 유명한 데즈카 오사무와 비슷한 이름이어서 혼동하는 분도 계시지만 엄연히 다른 인물입니다. 하지만 데자키 오사무 감독은 데즈카 오사무의 영향을 받았다고 본인 또한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내일의 죠에서도 보여준 장면 반복 기법, 하모니 기법, 입사광 기법 등 그의 천재성에 건담으로 유명한 토미노 요시유키 또한 충격을 받았을 정도였으니 그 당시 일본 애니메이션계에서의 데자키 오사무의 영향력은 대단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생각해보니 과거 KBS와 MBC에서 데자키 오사무 감독의 작품으로 감바의 모험, 보물섬, 에이스를 노려라, 베르사유의 장미 등을 모두 다 감상했던 저입니다. 그런데 "데자키 오사무 감독의 최근작은 왜 본 기억이 없을까?"라는 궁금증에 알아보았더니 2011년 폐암으로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