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로스 극장판과 문화 충격
고등학교 시절, 해적판 비디오를 통하여 마크로스 극장판을 시청하고 문화 충격을 받았던 이야기입니다. 지금 봐도 그 당시 셀 애니메이션의 수준을 놀라울 따름인데 그 당시에는 정말 대단했던 마크로스 극장판과 문화충격이었습니다.
마크로스 극장판의 문화 충격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 워낙 만화책과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저였기에 고등학교에 가서도 취미가 비슷한 친구와 곧잘 어울리곤 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한 친구가 “집에 재미있는 애니메이션 비디오 테이프가 있으니 보여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비디오 대여점에서 빌려온 것이겠거니 하고 방문하였는데 그때 시청한 일본 아니메가 바로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극장판: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였습니다.
이전 글에서도 이야기했습니다만 집에 비디오 플레이어가 없어 일본 아니메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던 80년대 후반~90년대 초였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우연히 친구 집에서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극장판을 접하게 된 후 일본 아니메의 엄청난 퀄리티로 인한 문화 충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해적판 비디오 테이프의 추억
제가 ‘마크로스 극장판: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를 처음 접한 시기가 1992년이었습니다만 우선 놀라운 작화와 사운드에 놀랐고 두번째로 이 작품이 1984년 작이라는 것에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이날은 해당 작품 뿐만이 아니라 ‘파이브스타 스토리’와 ‘건담 F91’까지 한번에 감상하게 되었는데 모두 다 한글 자막도 첨부되지 않은 해적판 비디오 테이프였습니다.
하지만 자막 없이 시청해도 대략적인 상황은 이해가 되어 감상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고 해적판 비디오 테이프였으나 영상 녹화의 퀄리티 또한 나쁘지 않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감상했습니다.
결국 친구 집에서 저녁까지 얻어먹고 매우 늦은 시간에 귀가하게 된 하루였습니다.
집에 온 이후에도 3편 연달아 감상했던 극장판 일본 아니메의 장면들이 눈앞을 어른거렸습니다.
제가 일본 아니메에 완전 푹 빠져들게 되었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순간입니다.
다음 날, 친구와 만나 하루 전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며 도대체 이런 해적판 비디오를 어떻게 구했는지 질분해보았습니다.
회현역에 가면 해적판 비디오 테이프를 구할 수 있는 곳이 있다고 듣게 되었는데 저희 집은 비디오가 없어 해당 장소에서 일본 아니메 해적판 비디오 테이프를 구해온 친구들을 졸라 어떻게든 최대한 많은 작품을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별로 친하지 않은 친구임에도 아쉬운 소리를 해가며 비디오 테이프를 빌렸던 순간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대학 진학 후에는 저희 집에도 비디오 플레이어를 장만했고 우연한 기회에 집 주변에 일본 아니메 비디오 테이프와 PS1 및 SS 게임을 구할 수 있는 곳을 알게되어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수많은 작품을 감상했습니다.
지금 현재에도 예전 생각이 나 종종 일본 고전 아니메 영상을 감상하고 있습니다만 저에게 문화충격을 안겨다 준 몇몇 일본 아니메 작품은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습니다.